영화 브로커는 개봉 전부터 칸에서 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아이유(이지은) 이주영 등 탄탄한 연기력이 입증된 스타성 있는 배우들의 출연만으로도 큰 기대를 받았던 작품이다. 특이한 점은 감독이 일본인 코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라는 점으로, 히로카즈 감독은 가족과 관련하여 사람들이 말하기 주저하는 소재를 다루는 감독으로 일본 내에서 유명하다. 영화 브로커도 히로카즈 감독이 주특기인 "가족"이라는 소재를 소영(아이유)이 자신의 아이를 베이비 박스에 버리는 것을 시작으로 독특하고 감동적으로 풀어간다. 그럼 영화 브로커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 브로커의 줄거리 : 베이비 박스가 만들어준 인연
늘 적자에 허덕이는 세탁소를 운영하는 상현(송강호)은 돈을 벌기 위해 베이비 박스 시설에서 일하고 있는 동수(강동원)와 손을 잡는다. 그들이 생각해낸 계획은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이를 훔쳐서 돈을 받고 아이가 필요한 가족에게 파는 것이다. 동수와 상현은 계획을 실행하고 미혼모 소영(아이유)이 버린 아이 우성을 훔친다. 그런데 다음날 마음이 바뀐 소영이 자신의 아이를 찾기 위해 시설을 찾아오고 자신의 아이가 없는 것을 알고 경찰에 신고하려고 한다. 동수와 상현은 소영의 아이에게 좋은 부모를 찾아주기 위해 그랬다고 설득하고 소영은 이들의 변명이 황당하지만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다시 돌아보며 이들과 함께 자신의 아이 우성을 맡아 키워줄 부모를 직접 찾아 나서기로 결심한다. 셋은 그렇게 아이의 부모를 찾기 위해 동행을 하게 된다. 이제 아이에게 좋은 부모만 찾아주면 다 끝날 것 같은 상황 같지만 영화는 이들의 계획이 순탄하게 흘러가도록 두지 않는다. 이 모든 과정을 형사 수진(배두나)과 그의 후배 형사(이주영)가 다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이들을 돈을 받고 되판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해온 두 형사는 이들이 아이를 거래하는 현장을 잡기 위해 조용히 뒤를 밟는다. 동수, 상형 그리고 소영은 계획대로 아이의 좋은 부모를 찾아 거래에 성공할 수 있을까?
베이비 박스가 던져주는 사회적 이슈
베이비 박스(baby box)란 현실적으로 아이를 키울 수 없는 부모가 아이를 낳고 탯줄이 채 마르지도 않는 신생아를 쓰레기통이나 공공화장실 등에 유기하는 사회현상이 발생하자, 아이의 생명을 살라자는 취지에서 2009년 이종락 목사가 자신의 운영하는 시설에 베이비 박스를 설치하면서 한국에 처음 알려지게 되었다. 원치 않는 아이를 낳았더라도 버리기보다 입양기관에 데려다 놓으면 되지 않느냐는 비판의 여론도 있지만, 입양특례법 개정으로 입양을 위해서는 생모의 신상을 남겨야 하기 때문에, 출산 자체를 숨시고자 하는 사정이 있는 부모의 경우 유기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아이를 낳았다면 부모로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고 아이를 길거리에 버렸다는 것은 천벌을 받을 일이다. 하지만 길거리에 아이를 버릴 결심을 할 부모들을 탓하기에 앞서 아이들이 겨울에 길거리에 버려지면 동사할 것이 염려되어 베이비 박스를 고안해낸 이종락 목사의 복안이 대한민국 사회에 던지는 이슈는 결코 작지 않다. 한국의 건강가족기본법은 제3조 1항은 혼인, 혈연, 입양 관계만 가족으로 정의하고 있다. 즉 한국은 혈연 중심의 가족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사회적 약자들에게 전가된다. 부모들의 사정으로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이들은 입양을 가는 것도 어렵다. 입양을 위해서는 친부모의 양육권 포기 각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신들을 원치 않았던 부모들이 몰래 갔다 버린 베이비 박스의 아이들에게 각서를 써줄 친모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사회의 최약층으로 태어나, 자신을 버린 부모들의 각서가 없다고 해서 입양이라는 새로운 가족을 부여받을 기회조차 이 가여운 아이들에게 없다는 것은 너무 불공평하지 않은가? 사회가 국가가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버려진 이들을 거두고 키운 목사님에게 가족이라는 타이틀을 부여해 줄 수 있는 것은 것인가? 가족의 범위에 대해서 조금 더 넓은 관점에서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 브로커의 평점 및 감상평
해외 평점 사이트 로튼 토마토는 86%를 받았을 정도로 평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칸에서 기립 박수를 받을 정도로 극찬을 받았다고 해서 관객들이 기대를 많이 해서일까? 개봉 후 관객들은 혹평했다. 네이버 평점 6.6을 기록했고 관객수도 겨우 백만을 넘었다. 가족에 대한 정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였다는 호평도 간혹 있지만 개연성과 현실성이 없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로드 무비의 형식을 취해 아이에게 좋은 부모를 찾아 나서는 주인공들의 여정을 담담하게 보여주며 열린 결말을 취해 관객들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스릴이나 흥미 극의 반전은 없지만 무난히 볼 수 있는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혈연으로 이어지지 않은 사람들도 내 옆에서 나의 여정을 함께 해준다면 가족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굵직한 질문을 던져보게 만드는 영화 브로커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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