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바람이 가슴을 스치는 가을이 왔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쌀쌀한 가을이 되면 으레 찬란했던 청춘과 옛사랑이 생각난다. 오늘 소개할 라라랜드는 가진건 아무것도 없었지만 꿈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도전 그리고 뜨거웠던 사랑으로 가득 찼던 청춘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쌀쌀한 가을 그때 그 시절이 생각나게 하는 작품 2016년 개봉작 라라랜드를 소개한다.
꿈만 가지고도 행복했던 우리들의 젊었던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영화
여주인공 미아(엠마 스톤)는 꿈을 좇아 시골에서 도시로 상경해 수천번 오디션을 보지만 매번 낙방하는 배우 지망생이자 바리스타이다. 재즈 피아니스트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의 삶도 녹록지 않다. 그의 누나는 돈벌이가 되지 못하는 재즈를 그만두고 현실적인 직업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몇 번 우연히 마주치게 된 미아와 세바스찬은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자신의 뜻을 굳히지 않고 꿈을 위해 노력하는 서로의 상황에 공감하며 강하게 이끌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깊은 연인 사이가 된다.
관객들이 영화 라라랜드에 열광하는 결정적인 이유
라라랜드는 개봉하자마자 평단과 관객들의 극찬을 이끌어낸 작품이다. 2015년 위플래쉬로 전 세계 영화상을 휩쓴 다미엔 차젤레 감독의 신작으로 개봉 전부터 기대를 받긴 하였지만 위플래쉬가 워낙 잘 만들어진 영화라 그 이상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의구심이 많았다. 하지만 다미엔 자젤레 감독은 위플래쉬가 선사했던 전율에 로맨스 서사를 입혀 황홀감에 가까운 영화를 만들어냈다. 감독은 LA 다채로운 사계절을 배경으로 뮤지컬적인 요소를 차용해 두 청춘의 만남 이별 재회를 화려한 영상미 속에 다채로운 음악으로 표현해 낸다. 이런 라라랜드만의 음악성은 라라랜들을 한번 보고 마는 영화가 아닌 몇 번이고 돌려보는 영화로 만들었다. 라라랜드의 마지막도 관객을 아련하게 만든다. 라라랜드는 여타 다른 로맨스 드라마와 다르게 남주인공 와 여주인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관객들과 평단은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 지점에서 열광한다. 미아는 현실과 타협해가는 세바스찬을 비판하고 세바스찬도 미아의 낭만성을 공격하며 둘은 결국 현실적인 이유로 헤어지게 된다. 이쯤에서도 여전히 관객들은 둘이 결국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극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내달린다. 마야과 세바스찬은 찬란했던 청춘의 어둠을 지나 결국 꿈을 이룬다. 마야는 꿈에 그리던 유명 배우가 되어 부와 명성을 얻었다. 세바스찬은 재즈바의 사장이 되어있다. 유명 배우가 된 마야는 우연히 어느 재즈바에 들리게 되고 거기서 재즈바 사장이 되어 자신이 하고 싶었던 곡을 연주하는 세바스찬과 재회하게 된다. 아무 대사 없이 허공에 둘의 눈빛이 마주치는 가운데 영화는 현실에서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이어졌으면 행복하게 살았을 수도 있었을 두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준다. 관객들은 지극히 현실적이지만 시리도록 아련하고 아름다운 두 주인공의 결말에 희열을 느낀다.
라라랜드의 흥행으로 극명하게 갈린 두 여배우의 운명
라라랜드의 엄청난 성공으로 무명 배우였던 엠마 스톤은 영화처럼 일약 최고의 스타가 된다. 애써 태연했지만 라라랜드의 흥행에 가장 뼈아펐던 배우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헤리미온느를 맡았던 엠마 왓슨이다. 원래 감독은 엠마 왓슨에게 여주인공 미아를 제안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엠마 왓슨은 그 당시 찍고 있었던 야수와 미녀 영화 촬영으로 인해 라라랜드를 미국이 아닌 영국에서 촬영해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했고 감독은 결국 엠마 왓슨을 포기하고 엠마 스톤을 주인공으로 확정한다. 후에 이 사실이 알려지자 부담을 느낀 엠마 왓슨은 인터뷰에서 야수와 미녀에 먼저 캐스팅 되어 있었기 때문에 라라랜드를 찍을 수 없었을 뿐이라며 자신의 선택은 어쩔 수 없었던 것이라고 항변했다. 엠마 스톤은 라라랜드로 2017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더페이버릿, 크루엘라 등에서 주연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이며 라이징 스타에서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한다.
영화 팬들의 지지에 힘입어 국내에 재개봉된 라라랜드
라라랜드는 평단 및 관객들 모두에게 명작으로 극찬받은 몇 안 되는 영화이다. 현실적인 전개이지만 삶을 낭만적이고 아름답게 느껴질 수 있게 연출한 이 영화는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사랑받는다. 남자들은 세바스찬에 몰입하고 여자들은 미아에 몰입한다. 두 주인공의 대사는 젊은 시절 내가 했을 법한 들었을 법한 현실 고증 가득한 언어들로 채워져 있다.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스토리와 대사를 풍부한 영상과 음악으로 녹여낸 라라랜드의 중독성 때문인지 개봉한 지 딱 4년이 되었을 무렵 한국에 재개봉 된다. 자신의 인생 어디쯤 있었을 가장 빛나는 순간을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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