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 / 2022. 9. 11. 21:28

더 보이스, 라이언 레이놀즈가 조현병 환자로 나오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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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보이스" 공식 포스터, 출처 : 구글 포토

2014년 미국 선댄스 영화제에서 처음 상영된 더보이스는 2015년 미국, 독일, 일본에 차례로 선보인 이후 2018년 한국에 개봉되었다. 개봉 당시 데드풀, 킬러의 보디가드의 라이언 레이놀즈가 주연을 맡았다고 해서 주목을 받았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조현병에 걸려 좋아하던 여자를 죽여도 관객들이 공포뿐 아니라 연민까지 느끼게 하는 연기로 호평받았다. 자칫 소름 끼칠 수 있는 상황조차 유머스럽게 표현해 낸 감독의 연출도 이 영화를 특별하게 한다.

조현병에 걸린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할때 벌어진일을 소재로 관객들에게 충격을 안겨주는 영화 

제리(라이언 레이놀즈)는 집에서 고양이(위스커스), 강아지(보스코)와 자신의 삶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제리가 동물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이유는 조현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환청과 환각을 보지 않기 위해서 정신과 약을 꼬박꼬박 먹어야 하지만 약을 먹으면 동물들이 한마디로 하지 않아 재미가 없어진 제리는 약을 중단한 채로 일상생활을 이어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서 파티를 준비하면서 동료직원 피오나(젬마 아터튼)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 제리는 금요일 저녁 데이트 신청을 하지만 부담을 느낀 피오나는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는다. 실망한 제리는 길을 나서다 차가 고장 나 길거리에서 도움을 요청하고 있던 피오나를 우연히 보게 되고 그녀를 차에 태우게 된다. 피오나는 약속 장소에 못 가서 미안하다며 함께 식당을 가자고 제안하고 제리는 흔쾌히 식당으로 향하다 갑자기 튀어나온 사슴을 치게 된다. 차 앞유리에 박힌 사슴은 제리에게 고통 속에서 벗어나게 죽여달라고 간청하고, 조현병을 앓고 있는 제리는 이를 환청이 아닌 실제 상황으로 받아들여 칼로 사슴의 목을 그어버린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피오나는 제리의 광적인 모습에 놀라 숲 속으로 도망치게 되고 제리는 놀란 피오나를 진정시키고 오해를 풀러 뒤쫓다 실수로 그녀를 죽여 버린다. 제리는 집에 돌아가 강아지, 고양이에게 사람을 죽였다고 고백하고, 이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피오나의 시체를 집으로 데려와 토막 내어 보관용기에 담고 머리는 냉동고에 넣어둔다. 냉동고에 보관된 피오나의 머리는 제리에게 말을 걸고 이내 둘은 친구가 되어버린다. 조현병에 걸린 제리는 환청과 환각이 만들어낸 자신만의 세상에서 냉동고에 보관된 피오나와 그의 친구 고양이 강아지와 계속 행복할 수 있을까? 

로맨틱 코미디에서 갑자기 스릴러로 변하는 달콤 살벌한 극의 흐름에 사로잡힌 관객들  

닥터 두리틀, 베이비 보스 등 동물들이 사람과 말을 하고 극을 이끌어 가는 영화는 참 많다. 이런 영화들에서 주인공들은 대부분 선한 사람들이고 악을 몰아내기 위해 동물들과 타협을 한다. 이런 경험들 때문에 더보이스의 줄거리를 모른 상태에서 관람을 시작한 관객들은 동물들과 말을 할 수 있는 착해 보이는 주인공 제리의 짝사랑이 성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사랑스러웠던 강아지와 고양이의 행동과 말이 조현병에 걸린 제리에게만 들리는 환상이고 환청이었다는 것이 밝혀질 무렵 영화는 말랑말랑한 로맨틱 코미디에게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로 전환된다. 갑작스러운 극의 분위기 반전에 관객들은 경악을 넘어 공포스러움을 느낀다. 하지만 이내 이 공포스러움은 제리에 대한 연민으로 변한다. 왜 관객들은 사람을 죽인 정신병 환자에게서 공포 뿐 아니라 연민까지 느끼게 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감독의 연출 때문이다. 감독은 제리가 조현병 약을 먹을때와 안 먹을 때 보이는 상황을 시각적으로 다르게 연출함으로써 조현병 환자가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관객들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약을 먹지 않을 때 제리의 인생은 말하는 동물들을 친구로 둔 비범한 듯 하지만 평범한 일상으로 가득 찬 재미있는 삶이 지만, 약을 먹었을 때 제리의 삶은 힘 없이 축 늘어진 강아지, 고양이, 토막 난 시체가 어둡고 칙칙한 집에 상존하고 있는 기괴한 모습이다. 약을 먹었을 때 드러나는 제리의 비참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 관객들은 현실을 외면하기 위해 약을 먹기를 거부하고 환상과 환청 속에 살기를 자처하는 제리를 이해할 수밖에 없게 되고 마침내 연민의 감정까지 느끼게 된다. 

평론가들과 관객들의 평가가 극명하게 갈린 영화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더보이스의 실험적인 연출과 잘 짜여진 스토리 전개 때문에 완성도면에서 높은 점수를 준다. 반면 적지 않은 관객들이 정신병자, 조현병, 살인 등 영화 전반에 등장하는 어두운 소재 때문에 거부감을 느꼈다. 이를 반증하듯 로튼 토마토에서 전문가들의 평점은 74%로 비교적 높은 편이나 관객 평점은 64%로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더 보이스는 라이언 레이놀즈라는 뛰어난 배우를 내세워 조현병 환자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해 내는데 성공함으로써 공포심을 자극하기만 했던 기존의 스릴러 영화들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낸다. 로맨틱하고 소름 끼치고 연민을 자아내는 그리고 종종 웃기기까지 한 스릴러 영화를 찾으시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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