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9일 추석에 공개된 넷플리스 6부작 시리즈 수리남의 돌풍이 심상치 않다. 수리남은 검사 외전, 군도, 돈으로 널리 알려진 윤종빈 감독의 작품으로 오랜 기간 감독으로 쌓아 온 경력이 때문인지 하정우, 황정민, 박해수, 조우진, 유연석, 장첸 등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머나먼 나라 남미 국가 수리남에서 겪은 평범한 한 남자의 실화를 다룬 영화
강인구(하정우)는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잃고 가장으로 두 동생을 책임지고 살아간다. 두 동생을 더 잘 돌보기 위해 결혼을 하고 그러다 보니 어느덧 두 아이의 아빠가 되어있다. 남다른 부지런함으로 낮에는 미군을 상대로 카센터, 식료품 납품을 밤에는 단란주점을 운영하며 지하 셋방에서 아파트 전셋집으로 이사를 한다. 하지만 자식들을 더 안정되고 나은 환경에서 뒷바라지하고 싶었던 인구는 오랜 친구와 홍어를 한국에 수출하기 위해 전 재산을 들고 수리남으로 간다. 전체 인구가 60만도 되지 않은 수리남은 독재 국가 이면서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마약 산업에 연루되어 있어 매우 위험한 곳이었지만 사업수완이 남달랐던 인구는 군인들에게 뇌물을 주어 순조롭게 사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중국 조직의 보스 첸진(장첸)은 인구에게 터무니없는 돈을 매달 상납하기를 요구하고 협상도 실패하자 인구는 좌절한다. 그러다 우연히 들린 한인교회 목사 전요한(황정민)에게 어려운 상황을 알리게 되는데 전요한은 직접 첸진을 찾아가 일을 해결해 준다. 목사의 도움으로 홍어 수출은 재계되지만 한국에 수출한 홍어에서 마약이 발견되면서 인구는 감옥에 갇히고 사업도 망하게 된다. 인구는 감옥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한국 대사관에 연락하게 되고 머지않아 국정원의 미주지부 팀장 최창호(박해수)가 면회를 온다. 최창호는 홍어에 마약을 넣은 것은 전요한이며 사실 그가 목사가 아닌 한국에서 사기를 치고 수리남으로 도망쳐 온 마약 공급책이라고 말해준다. 그리고 인구에게 전요한을 잡을 수 있도록 협조해 주면 감옥에서 빼주고 두둑한 사례도 하겠다고 제안한다. 인구는 국정원과 협조하여 전요한을 잡고 가족이 기다리는 한국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
탄탄한 스토리, 빈틈없는 액션과 배우들의 열연
수리남 실제 수리남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 마약왕이 된 조봉행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전 세계를 무대로 마약을 판매했던 인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보니 영화의 배경이 되는 장소 그리고 시대적 상황이 복잡하지만 간결한 스토리 전개와 흡입력 있는 인물들을 등장시켜 시청자가 극에 완전히 몰입될 수 있도록 한다. 이 영화의 장점은 또한 오징어 게임처럼 그 어느 누구도 연기에 구멍이 없다는 것이다. 그냥 우연히 나오는 행인조차 연기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만큼 정말 모든 것이 현실적이고 사실적이다. 그래서인지 몇몇 시청자는 황정민에 비해 하정우의 연기가 다소 밋밋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는데 평범한 소시민이 거대한 조직을 지휘하는 마약왕에 맞선다는 주된 내용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밋밋한 하정우의 연기가 더 사실에 가까운 것이라고 생각된다. 수리남에서 오직 비현실적인 것은 바로 극에 반전을 몰고 오는 변기태를 연기한 조우진이다. 미스터 선샤인, 헌트, 킹메이커, 발신제한에서 대중에게 인상 깊은 연기를 남긴 조우진은 수리남에서 올드보이 최민식을 능가하는 엄청난 액션을 선보이는데, 수리남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 할 수 도 있다. 극의 한축을 담당하며 황정민과 마지막까지 팽팽하게 대립하는 대만 배우 장첸의 연기도 압권이다. 수리남 차이나타운에 간다면 정말 있을 것 같은 어둡고, 더러운 욕망에 가득한 우두머리 연기를 선보인다.
영화 수리남과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
9월 9일 개봉한 수리남은 9월 12일 전 세계 순위 6위를 기록하고 있다. 로튼 토마토의 전문 평가단의 신선도 지수는 아직 공개 되고 있지 않지만 관객 평점은 85%로 아주 높다. 또한, 수리남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평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흥행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흥행을 등에 업고 수리남은 많은 이야기들을 양산해 내고 있다. 그중 조봉행과 관련돼 이야기들이 많은데, 조봉행에 속임을 당해 마약을 운반하다 억울하게 구금된 장미정 씨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영화의 제목은 "집으로 가는 길"로 전도연 고수 주연으로 2013년 개봉되었다. 영화 속에서 전요한 목사는 칼리 카르텔과 함께 일하는데 칼리 카르텔은 넷플릭스 작품인 나르코스에도 등장한다. 극 중 전요한 목사가 주인공에서 선물로 건네주는 박찬호의 사인볼도 흥미롭다. 전요한 목사가 가진 것 중 유일하게 진짜인 이 사인볼은 실제 박찬호의 사인볼로 밝여지면서 관객들에게 또 다른 희열을 안겨다 준다. 실화 영화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액션 영화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하정우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범죄영화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일단 보기 시작한다면 꽉 찬 스토리와 남미의 열기 때문에 단번에 시선을 뺏길 것이라고 자신한다. 수리남 정주행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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