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생순, 대한민국 국가대표 여자핸드볼팀이 일군 기적을 다룬 영화

영화 "우생순"공식 포스터, 출처: 구글 포토

우생순을 아시나요?

최근 한국 청소년 여자 핸드볼팀이 덴마크를 꺾고 핸드볼 선수권 사상 첫 우승을 기록했다. 이 우승과 함께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덴마크와 접전 끝 패해 은메달을 차지했던 대한민국 핸드볼 대표팀이 소환되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 핸드볼 결승의 감동은 4년 뒤 영화로 제작되었는데 그 영화 제목을 줄임말이 바로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다. 영화의 흥행 이후 우생순은 여자 핸드볼팀을 상징하는 은어가 되었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는 여자 스포츠 선수들을 가리키는 말로도 종종 쓰이게 되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보여준 대한민국 여자 핸드볼팀의 투혼  

2008년 개봉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대한민국 여자 핸드볼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이다. 야구, 축구 선수들처럼 그 누구도 응원하지 않고 기대하지 않았음에도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한 대한민국 여자 핸드볼 국가 대표팀은 결승에 올라 강호 덴마크와 승부던지기까지 가는 명승부를 보여주며 은메달을 차지한다. 당시 국민들은 연습 인프라도 더 잘 갖추어져 있고 체력적으로 기술적으로도 우위인 유럽 선수들을 상대하면서도 전혀 밀리지 않은 대한민국 여자 선수들의 모습에 감탄하며 감동하였다. 하지만 국민, 언론이 관심이 없어 몰랐을 뿐 한국의 여자 핸드볼팀은 1988년 서울 올림픽,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연속 금메달을 딸 정도로 원래 세계적으로 강한 팀이었다. 유럽 국가들이 거의 상위권을 차지하는 핸드볼 경기에서 비유럽 국가이면서 열악한 연습 환경 속 에서 강한 대한민국 여자 핸드볼팀의 저력에 매료된 임순례 감독은 "와이키키 브라더스" 이후 6년 만에 침묵을 깨고 이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제작하기로 결정한다. 

올림픽 은메달의 영광이 영화 속에서 재현되다.

인기가 없다는 이유로 기업들은 여자 핸드볼 실업팀을 해체하고 선수들은 생계를 위해 각자 살길을 모색하게 된다. 

여자 핸드볼팀의 에이스 미숙(문소리)도 1998년 서울 올림픽,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연속 2차례나 금메달을 땃음에도 생계를 위해 마트에서 일하고 있다. 한편,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실업팀이 5개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대표팀을 구성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자 협회는 일본에서 잘 나가고 있는 감독 혜경(김정은)을 감독대행으로 불러온다.

혜경은 궁여지책으로 얇아진 선수층의 전력 보강을 위해 1998년 1992년 금메달을 함께 땄던 미숙을 비롯한 자신의 동료들을 불러 모은다. 하지만, 연습을 하면 할수록 현역의 젊은 선수들과 노장 선수들과의 갈등이 극에 달하자 선수 들와의 불화를 이유로 혜경은 감독에서 경질되고 안승필(엄태웅)이 후임으로 임명된다.

혜경은 일본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노장 선수들의 만류로 자존심을 접고 선수로 팀에 복귀한다. 안승필이 무리하게 도입시킨 유럽식 훈련 방식은 오히려 노장 선수들의 실력을 저하시키고 혜경까지 자신을 힘들게 하자 미숙은 태릉 선수촌을 이탈하고 승필은 이를 문제 삼아 미숙을 선수 명단에서 제외시키려 한다.

이에 책임감을 느낀 혜경은 불암산 등반 훈련을 승필에게 제안하고 만약 자신이 이길 경우 미숙을 다시 선수로 복귀시켜달라고 요구한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이 내기에서 이를 악물고 뛴 혜경은 승필을 이겨버리고 이를 계기로 신진 선수들도 노장 선수들의 근성과 투지를 인정하게 된다. 그렇게 처음에 불화와 불신으로 첨절된 국가 대표단이었지만 세계 재폐라는 꿈과 핸드볼에 대한 열정은 아테네에서 그녀들이 하나가 되게 한다.

진짜 핸드볼 선수라고 생각될 정도의 메소드 연기를 선보인 배우들  

세계 최초의 핸드볼을 소재로 다룬 스포츠 영화이다보니 영화에서는 핸드볼 연습 및 경기 장면이 많이 나온다. 이를 위해 김정은, 문소리, 조은지, 김지영 등 연기자들은 4개월 이상 하루 7시간씩 웨이트 트레이닝과 핸드볼 교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영화를 보면 정말 실제 선수들이 뛰는 것처럼 연기가 압권이다. 비 인기 종목 선수들이 겪는 어려움, 그리고 현재의 어려움을 견뎌내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주먹을 불끈 쥐고 응원하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나의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우생순의 그녀들을 보고 있으면 힘겨운 삶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이 겹친다. 힘든 하루의 끝 위로가 필요한 날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보기를 적극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