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 / 2022. 9. 12. 00:07

다이너스티: 1%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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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이너스티" 공식 포스터, 출처 : 구글 포토

다이너스티는 미국 상위 1% 중 1%의 세계 즉 최상위층의 삶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미국 지상파 방송국인 CW에서 1980년대 인기 드라마를 리메이크하여 2017년 첫 시즌을 방영하였으면 인기에 힘입어 현재까지 시즌5가 제작되었다. 넷플릭스에서는 시즌4까지 볼 수 있다. 다이너스티는 드라마 가십걸의 제작진의 참여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 자극적인 소재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도한다. 

미국 최상위층의 삶을 자극적인 소재를 통해 관객들을 몰입을 이끌어낸 드라마  

최근에는 그런 경향이 덜하지만 90년대 한국 드라마에 공통적으로 자주 쓰이는 소재가 있었다. 예를 들어 운명적으로 사랑에 빠진 남녀 주인공은 알고 보니 남매였다든지, 여주인공 또는 남주인공이 불치병에 걸린다던지, 잘생긴 상속남은 꼭 가난한 여주인공을 보고 한눈에 사랑에 빠진다 등등 현실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시청자들은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비판하면서도 드라마를 열렬히 시청하였다. TV가 현실의 걱정을 잊게 해 준다는 오락적 측면에서 나에게 일어날 리 없는 비현실적인 상황을 지켜보면서 시청자들이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낀 결과였다. 이렇게 비현실적이지만 어쩔 수 없이 계속 보게 되는 중독성 있는 드라마들이 있는데 다이너스티도 그러한 드라마 중 하나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고가 되기 위해 분투하는 주인공들   

팰런 캐링턴(엘리자베스 길리스)은 미국 애틀랜타 최고의 부호 캐링 턴가의 장녀로 아버지 블레이크 캐링턴(그랜트 쇼) 눈에 들기 위해 항상 고군분투하다 아버지가 갑자기 데리고 온 새엄마에게 자신의 자리가 위협당하자 회사를 차려 아버지에게 대항하는 당찬 성격이다. 블레이크는 자식보다 자신과 사업 그리고 사랑이 먼저인 성격으로 자식보다 어린 여자를 새 아내로 맞이해 갈등을 일으킨다. 스티븐 캐링턴(제임스 맥케이)은 캐링 턴가의 아들로 팰런과 다르게 가업에는 관심이 없으며 게이이다. 다이너스티는 앞에 소개한 캐링턴가의 세 명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정신없는 스토리 전개가 펼쳐진다. 팰런은 운전기사와 잠자리를 가지며 비밀연인 관계에 있고 블레이크의 새 아내는 유부남과 바람을 피운 전적이 있다. 스티븐이 사랑에 빠진 사람은 새엄마의 조카이다. 등장인물 간의 관계가 자극적인 것뿐 아니라 인물들이 갈등을 풀어나가는 방법도 상상 그 이상이다. 살인, 방화, 약물, 동성애, 사이코패스, 기억상실증, 불륜 등등 일반적인 삶에서는 겪기 힘든 온갖 비도덕적이고 범죄적인 행동들이 수도 없이 반복된다. 하지만 다소 어두운 소재들이 나온다고 해서 드라마를 보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다. 오히려 이러한 자극적인 소재들 때문에 시청자들은 흥미와 재미를 느낀다. 실제로 억지스럽고 개연성이 전혀 없는 스토리 전개로 로튼 토마토의 전문가 평점은 50% 이하이지만, 시청자 평점은 시즌1 88%, 시즌2 91%로 높은 평점을 나타내었다. 그렇지만 시즌 3부터 시즌마다 비슷하게 진행되는 이야기와 연출에 식상함을 느낀 시청자들이 이탈하면서 처음에 비해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 않다. 똑같이 자극적인 소재로 상류층들의 삶을 그린 드라마 "가십걸"이 슬럼프 없이 매번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많은 이유 중 하나는 다이너스티처럼 살인, 마약, 파파라치, 불륜, 납치, 혼전임신 등 온갖 말도 안 되는 범죄들이 등장하지만 스토리 전개에 무리 없는 선에서 나오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주인공 및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을 시청자들은 어느정도 쉽게 따라갈 수 있다. 막장 드라마든 아니든 결국 드라마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청자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연달아 일어나고 이에 변덕스럽게 반응하는 주인공들을 시청자들이 받아들여주기엔 현실 세계의 삶이 고단하기만 하다. 

아무 생각 없이 가볍게 보기 좋은 드라마로 추천 

심지어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막장 드라마 "팬트 하우스"도 명문대에 보내고 싶어 하는 상류층 부모들의 교육열을 소재로 다뤄 평범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잡아 냈지만, 다이너스티는 시청자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니다. 물밀듣이 쏟아지는 막장 소재 속에 이 드라마를 즐기는 방법은 이해를 포기하고 그냥 보는 것이다. 사실 이해와 공감을 포기하고 그냥 보면 의외로 즐겁게 볼 수 있는 것이 이 드라마의 매력이다. 상류층들의 삶을 그려냈기 때문에 인물들이 입고 나오는 화려한 의상과 배경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예측할 수 없는 사건과 음모가 쉴 새 없이 터지기 때문에 적어도 한편을 보느 내내 지루하지는 않다. 머리를 잠시 쉬게 해주고 싶거나 아무 생각을 하고 싶지 않은 날 보기를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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