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개봉작 리플리는 심리 스릴러 장르의 영화로 맷 데이먼, 귀네스 팰트로, 주드로, 케이트 블란쳇의 앳된 모습을 볼 수 있는 명작이다. 1955년 레즈비언 미국 여성 작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가 발표한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리플리는 병적으로 거짓말을 하다 결국 사람까지 죽이고 그 사람의 인생을 사는 주인공 리플리의 심리를 스크린에 담아내 관객들이 색다른 공포와 스릴을 느낄 수 있게 한다.
평범한 남자가 거짓말을 통해 타인의 신분과 삶을 훔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영화
톰 리플리(맷 데이먼)는 성공을 위해 뉴욕에서 밤낮없이 일을 하지만 삶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하루하루 고단한 삶을 살아가던 그는 어느 날 파티에서 대타로 피아노 연주를 하다 부호인 허버트 그린리프 눈에 띄게 되고 그의 말썽꾸러기 아들 디키 그린리프(주드 로)를 이탈리아에서 데리고 와주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자신을 아들과 같은 명문대를 나온 사람으로 착각한 것이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두둑한 사례금을 준다고 하자 톰은 제안을 받아들이고 본격적으로 거짓 인생을 준비한다. 디키에 대한 정보 수집을 마친 톰은 마침내 디키가 머물고 있다는 이탈리아로 떠난다. 톰은 디키에게 같은 대학 출신이라며 접근하고 디키는 자신과 다르지만 묘하게 관심사가 같은 톰에게 친근함을 느끼고 자주 어울리게 된다. 디키와 어울리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도 친해지게 되고 디키의 연인 마지 셔우드(귀네스 팰트로)에게는 사랑의 감정 까지 느끼게 된다. 그렇게 거짓말을 통해 겪어 보지 못했던 상류층의 삶을 경험하면서 점점 톰은 자신이 그 세상의 일원인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변덕이 심하고 까다로운 성격인 디키는 톰이 자신을 따라 하려는 모습을 발견하면서 싫증을 느끼게 된다. 디키는 결국 톰에게 곧 다른 지역으로 떠날 것이라고 말하며 작별을 고한다. 톰은 디키와 헤어지면 예전의 지루하고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야만 했기에 디키를 붙잡고만 싶다. 그렇게 다른 생각에 잠긴 두 사람은 작별 의식으로 보트를 타고 바다에 나가게 된다. 디키는 평소 톰에게 갖고 있었던 자신의 생각을 내뱉고 자존심이 상한 톰은 홧김에 디키를 죽이고 시신을 바다에 유기한다. 디키가 죽자 톰은 자신이 그렇게 동경했던 모든 것을 가진 디키가 되기로 결심한다. 톰은 사람들의 눈을 속이기 위해 마지를 포함한 디키의 행방을 궁금해할 사람들에게는 멀리 떠나서 혼자 지내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위조해 전달한다. 또한 디키의 필체를 위조해 디키의 아버지에게 돈을 받아내기까지 한다. 점점 디키의 모습을 오랫동안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톰은 디키 행세를 하며 부자들과 어울리고 상류층의 삶을 누린다.
거짓말을 통해 모든 것을 가진 남자로 다시 태어나다
대부분의 영화는 권선징악의 전개를 가진다. 초반에 디키가 죽었기 때문에 관객은 언제쯤 톰의 거짓말이 발각되어 벌을 받게 될까 궁금해하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영화를 관람한다. 하지만 톰의 행동이 정신병에 가깝고 헛점이 있음에도 결정적인 순간에 경찰에게 발각되지 않을뿐더러 디키와 직접 오랫동안 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디키의 아버지부터 디키의 친구들까지 톰의 거짓말을 믿는다. 오직 그의 연인 마지가 톰이 자신이 디키에서 준 반지를 끼고 있는 것을 우연히 보고 직감적으로 톰이 디키를 죽였음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은 톰의 언변에 속아 마지의 말을 믿어주지 않고 톰은 자신에게 호감을 표하는 피터 스미스 킹슬리(잭 데이븐포트)와 유람선 여행을 떠난다. 거기서 또 한번 자신의 신분이 발각될 위기에 놓이자 톰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피터를 죽인다. 그렇게 경찰에 붙잡히는 위기를 모면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 리플리가 남긴 것
프랑스 영화감독 르네 클레망의 1960년 작품 "태양은 가득히"를 리메이크 한 리플리는 어쩔 수 없이 태양은 가득히와 많은 비교를 당해야 했다. 태양은 가득히가 워낙 호평을 받았기 때문에 리플리가 이를 뛰어넘는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웠는데 리플리가 소설 원작에 더 충실했다는 평이 많다. 영화에서 리플리가 거짓말을 상습적으로 하며 자신이 만들어낸 허구의 세계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모습에 착안하여 현실 세계를 부정하고 상습적으로 거짓된 말과 행동을 일삼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질환을 일컫어 "리플리 증후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거짓말이 밝혀질까 봐 초초해 하지만 리플리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거짓말을 진실이라고 믿기 때문에 사람들을 더 쉽게 현혹시키고 속일 수 있다. 리플리 증후군을 다룬 대표적인 한국 영화는 "거짓말"과 "멜리스"이다. 멜리스는 특히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로 행복한 가족을 꾸리며 살아가는 친구의 자리를 자신이 차지하기 위해 집착에 가까운 행동을 보이다, 친구 그리고 그의 아들과 딸까지 잔인하게 죽이는 내용이다. 연출적인 면에서 리플리 증후군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한국영화보다 리플리를 적극 추천한다.
'해외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리 미, 나와 결혼해 줄래? (0) | 2022.09.25 |
---|---|
블라인드 사이드,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미치는 영향 (0) | 2022.09.25 |
아이 필 프리티, 예뻐진다면 나는 행복해 질 수 있을까? (0) | 2022.09.18 |
아바타, 고전은 영원하다 (0) | 2022.09.18 |
라라랜드, 꿈을 꾸는 청춘들에 대한 헌정 영화 (0) | 2022.09.17 |